16년간 네번째 도전, 중·영도구 무소속 정창범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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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간 네번째 도전, 중·영도구 무소속 정창범 후보
  • 부경일보
  • 승인 2020.03.0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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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깜깜이 선거, 코로나 사태’로 무소속후보들 선거홍보 어려움 더해

 

 

"선거를 하는 건지, 안 하는 건지. 코로나 사태도 있고하니 그냥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영도에서 평생을 살았다는 정명옥(58.영선동)는 여·야의 공천파동을 지켜보며 탐탁지 않은 듯 이렇게 말했다. 선거가 4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는 공천을 확정하지 못한 채 몸살을 겪고 있다. 일명 깜깜이 선거가 현실화 될 우려가 짙은 가운데 무소속후보들은 자신을 알리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돈과 조직이 거의 없는 무소속후보자들은 단기간 선거싸움에서 열세 일 수 밖에 없습니다. 시간이 날때마다 부지런히 지역을 돌아 다녀 보지만 정치에 냉담한 유권자들의 시선이 느껴져 많이 힘듭니다." 미래통합당 공천갈등의 분화구로 전국적인 관심지역이 된 중·영도구에 출마한 무소속 정창범은 현장의 선거분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16년 동안 세번이나 고배를 마시고 이번에 또다시 네번째 출마를 강행했다는 그를 쫏아 무소속후보의 선거일정을 취재했다.

 

오전 8시 30분, 그는 현재 셀러리맨이다. K자동차 영도지점에 팀장으로 25년 째 근무하고 있는 후보자는 아침 선거운동을 마무리 하고 서둘러 회사에 출근한다. 말끔히 정장을 차려입은 후보자는 또 다른 정창범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고객리스트를 살피며 문자로 상품설명을 하기도 하고 밖에 나와 영업상담을 하기도 한다. 주로 활동하는 곳은 그가 가장 잘 아는 영도다.

오전 11시, 아침을 부실하게 먹은 터라 이른 점심을 먹는다. 보통은 정해놓고 먹지 못하는데 어디를 가든 단골집은 있기 마련이다. 잘 아는 지인이 하는 곳이면 더 좋다. 전쟁같은 하루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점심을 황제의 밥상처럼 넉넉하게 먹는다.

오전 12시, 선거기간 중에는 회사에 반차를 내고 오후 선거운동에 돌입한다. 이 시간에는 시장이나 번화가 주변 식당을 돌며 지지를 호소한다. 무소속이라 차가운 시선으로 느껴질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고생 많다. 끝까지 선전해라”며 응원하기도 한다. 군 입대를 제외하고 50년을 영도에서 산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오후 2시, ‘코로나19’로 일일이 악수도 명함도 건 내지 못하는 선거운동이 계속된다. 보는 사람마다 큰 소리로 ‘무소속 정창범 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꼭 약속을 지키겠습니다....“ 우렁차게 인사하는 것이 다이다. 한가지 특별한 것이 있다면 이동할 때 킥보드를 타고 간다는 것. 헬멧과 하얀 선거복 곳곳에 ’무소속 정창범‘이라는 문구가 빼곡히 적혀 있다.

오후 5시 30분. 아침에 출근인사한 바로 그 자리에서 퇴근인사가 시작됐다. 방식은 거수경례 그대로다. 아침보다는 사람들의 걸음걸이가 느긋하다.

오후 8시, 코로나 사태로 인적이 드물기는 하지만 남항동, 봉래동, 동삼동 등에 있는 주점을 돌며 하루의 피로를 술잔으로 씻어내는 시민들을 찾아 유세를 이어간다. 외치는 소리는 어쩔 수 없이 “열심히 하겠다”는 말 밖에는 없다. 간혹 왜 이런 어려운 길을 걷느냐?고 묻는 분들도 계시지만 정창범의 꿈은 멈춰지지 않는다.

오후 930, 하루 종일 거리를 돌며 묻은 먼지들을 씻겨내고는 늦은 저녁상을 받는다. 아이들은 몰라도 아내인 현은실씨와 식탁에서 마주보며 하루일과를 반추한다. 그동안 몇 차례 선거출마에도 아무소리 않고 묵묵히 응원해 준 아내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큰 딸과 고1에 진학하는 작은 딸, 두 딸의 아버지인 무소속 정창범 후보의 선거도전사 16년은 오늘도 계속된다. 이번이 마지막이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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