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것만 쓰니까 산곰장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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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것만 쓰니까 산곰장어지"
  • 고경희 기자
  • 승인 2019.11.06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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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가 2002년도 지정한 향토음식점, 직접 담근 조선간장 사용
"우리는 오로지, 단연코 국산만 씁니다"
원조 산곰장어 전경./사진=박다영 기자
원조 산곰장어 전경./사진=박다영 기자

수산자원이 풍부한 부산에서는 갓 잡아올린 싱싱한 가지각색의 활어들이 우리 밥상으로 뛰어든다. 그 중에서도 곰장어는 가격 부담 없는 보양식품으로 소금구이, 양념구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된다. 곰장어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영양가도 높아 어린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모두가 좋아하는 메뉴다. 수영구에서 맛집으로 유명한 <원조 산곰장어>는 부산 수영동 우체국 앞에 위치해 있다.

부산광역시가 2002년도 지정한 향토 음식점 31곳 중 하나인 이곳은 인공조미료는 커녕 시중에 판매하는 고추장도 사용하지 않는다. 장을 담그는 날이면 묵직하게 콩 두가마니를 탈탈 털어 메주를 띄워 조선 간장을 만들고 양념장을 만든다. 비법이라면 직접만든 전통 양념장이다. 곰장어는 고유한 맛이 있어 아무리 양념을 잘해도 맛 내기가 힘든 음식이다. 그러나 해가 뜨면 직접 공수해 오는 산 곰장어로 소금구이를 하니 맛이 좋고, 맵고 달큰한 수제 양념장과 함께하니 양념구이 맛은 손색이 없고 일품이다.

"우리는 오로지, 단연코 국산만 씁니다" 부드럽고 통통한 국내산 곰장어만 사용하고 있는 <원조 산곰장어>. 처음 장사를 시작 할 적에는 간판도 없이 산 곰장어를 팔았다. 그때는 여름철 수온 유지가 힘들어 한철 장사를 쉬기도 했다고. 수온에 민감한 곰장어는 날이 따뜻하면 다 죽어버린 다. 지금은 수온 유지장치를 사용해 살아있는 곰장어를 사시사철 신선하게 제공할 수 있다. 국내 산만 사용하는 이유를 물어보니, 수입산은 국내산과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고 했다. 아무래도 수송 과정에서 여러 손을 거치기에 기름기도 많이 빠지고 국내산과 비교해 질기다는 점 때문이다. <원조 산곰장어>는 저장 없이 수족관에서 살아있는 곰장어를 바로 판매하기 때문에 많은 손님들의 입맛을 끄는 것이 아닐까.   

경제 사정도 어려운 실정에 <원조 산곰장어>는 '5000원'씩 전 메뉴 대폭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했 다. 손님들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저렴한 가격에 대접하고, 아들 내외가 세 쌍둥이를 낳은 기념 이라 한다. 다복한 가족이 함께 운영해 늘 웃음이 가득하다. 

원조산곰장어./사진=박다영 기자
원조산곰장어 소금구이 한 상 차림./사진=박다영 기자
원조산곰장어 양념구이 한 상 차림./사진=박다영 기자
원조산곰장어 양념구이 한 상 차림./사진=박다영 기자

꼼장어 제철은 여름이지만 사실 찬바람이 나면 육질이 단단해져 더 맛이 있다. 사람도 겨울이 오 면 살이 찌듯 날씨가 추운 계절이면 꼼장어가 더 기름지고 풍미있어진다. 상에 나오기 전에 손 질하는 곰장어를 구경했다. 통통한 곰장어가 도마 위에서 펄떡거린다. 손질하다보면 미끄럽다는 게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한다. 오히려 세게 잡으면 더 날뛰기 때문에 살포시 잡아서 빠르게 껍질을 벗기는 게 노하우다. 껍질을 벗기고 토막을 쳐서 양념을 입혀 구우면 꼬들거리며 고소한 맛이 조화를 이룬다. 쌈 위에 마늘 한 쪽, 땡초 한 개를 얹어 야들야들한 곰장어의 식감을 입안 가득 느껴봤다. 소금구이는 고소하고, 양념구이는 매콤달콤했다. 2% 부족한 느낌은 볶음밥으로 채 웠다. 곰장어는 소화가 잘 된다는 장점이 있어 밤 늦게까지 식당을 찾는 사람이 많다. 

곰장어 손질 모습./사진=박다영 기자
곰장어 손질 모습./사진=박다영 기자

"처음 장사할 때부터 문 닫을 때까지 항상 같은 마음으로 가야 돼, 사람이 처음과 끝이 같아야지" 대표님은 84년도부터 근 35년간 곰장어 장사를 했다. 지금도 처음 문을 열었던 그때 그 마음 그대로 손님들을 위해 정성을 다해 음식을 대접한다. 요식업 운영회에서 강의를 나갔을 적에도 " 요식업 하는 사람들은 항상 손님을 위한다는 마음만 있으면 성공한다"고 설파한 적이 있다. 들어오는 손님을 돈으로 생각하지 말고, 항상 맛잇게 먹고 가게끔 해주면 손님들은 알아서 찾아온다는 말이다.

원조산곰장어 이정식 대표./사진=고경희 기자
원조산곰장어 이정식 대표./사진=고경희 기자

"여러가지로 경제가 많이 어려운 데 우리 지역 정치인들도 요식업 종사자들을 많이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며 대한민국만의 민주주의를 펼쳐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자영업 종사자들과 근로자가 상생하는 그런 나라를 만들어주기를 바라며 열심히 장사를 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표메뉴: 산곰장어 소금구이, 산곰장어 양념구이
위치: 부산 수영구 수영로725번길 32
문의안내: 051)752-2596
영업시간: 11:00-01:00 
휴무일: 매주 일요일
*팔도시장 부근 주차가능, 수영주차장 1시간 무료, 연회석 완비

고경희 기자 kiu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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