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양국은 지금 '감정 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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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양국은 지금 '감정 전쟁 중'
  • 손연우 기자
  • 승인 2019.07.11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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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언론, 아베 수출 규제 선언 우려··· ‘탈일본화 부추기는 격’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는 자들이 양보해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韓日정상 얼굴 맞대 격의없는 대화해야"
아베신조일본총리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발동한 지 일주일이 흘렀지만 양측 입장은 강경 일변도다. 금수조치 대상은 우리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제조에 들어가는 핵심 소재ㆍ부품 등으로, 경제보복 조치를 동원하며 한일 양국이 정면충돌한 것은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처음 처음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최악의 상황으로 판단, 심지어는 비상상황이라는 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사태가 길어지면서 이번 사태를 두고 일본 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정계 역시 이번사태를 두고 근심이 깊다.

아사히 신문은 “일본 정부의 이번 조치가 소재분야에서 한국기업의 탈일본화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마이니치 신문 역시 “한국이 단기적으로는 다른 곳에서 소재를 조달하려 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 국산화를 통해 탈일본화에 나설 것이고, 결국 일본의 기술적 우위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은 소재산업의 최강국이고, 이들 기업의 최대 거래처는 한국 기업이다. 한국은 LCD완제품 하나를 만들 때 소재와 부품을 일본으로부터 대부분 수입하기 때문에 매출의 40%를 일본에 주고 있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기업들이 한국으로 부품 수출을 못하게 되면 일본소재산업이 직격타를 맞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이를 두고 일본 내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 될수록 일본소재기업들은 매출처를 잃게 됨으로써 산업기반이 붕괴된다는 여론이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한국기업은 소재산업 부분에서 일본을 따라잡기 위해 수 십 년간 준비해왔던 터라 단기적으로는 힘들지라도 버틸 수만 있다면 이번이 ‘탈일본’과 ‘국산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일본과 국내 전문가들의 공통된 여론이다.

하지만 우리 정계 곳곳에서는 양국 모두를 위해 ‘버티기 작전’ 보다는 대화와 소통으로 지혜롭게 해결할 것을 촉구하고 나서는 상황이다.

지난 8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한일갈등에 대해 “한일 관계가 역대 최악의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며 “정부는 기업인을 만나는 게 우선이 아니라 일본 정부와 직접 소통하고 담판해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게 필요하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나설 것을 촉구했다.

지난해 10월 대법원이 강제징용피해자에 대한 일본기업배상이라는 판결이 내려짐에 따라 이번 달부터 압류절차가 진행, 일본의 반발이 큰 상황이다. 이에 대해 손대표는 “우리정부의 입장은 삼권분립 원칙을 들어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지만 판결에 얽매여 있을 때가 아니다”며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를 생각해 도덕적 우위에 있는 자가 먼저 양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7일 "한일관계 악화는 누구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일본의 무역 보복조치로 양국 갈등이 고조되는 지금 "정상 간에 얼굴을 맞대고 격의없는 대화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반 전 총장은 "일본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끝나자마자 이런 조치를 한 것은 참 마땅치 않다"면서 “양국 지도자들이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나갔으면 좋겠다”며 갈등 해결을 촉구했다. 한편 양 정부의 날선 갈등 이면에 사태의 봉합의 불씨도 보인다.

지난 3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각지에서는 재일한국인들에 대한 ‘혐오발언’ 일명 ‘헤이트스피치’ 억제 노력이 한창인 가운데 오사카현에서 처음으로 ‘헤이트스피치’를 하는 이들의 실명을 공개하기로 했다. 이는 이번사태가 악화될 것을 우려해 반한감정 억제를 위한 시의 조치로 분석된다.

지난 6일과 7일에는 그룹 방탄소년단이 오사카 나가이 얀마스타디움에서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 콘서트를 개최했다. 최대 4만7000석을 수용할 수 있는 해당 스타디움에는 수용 관람객 이상의 방문객이 찾아 인산인해를 이루면서 일본의 경제보복조치에도 끄덕없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국민 개인 삶의 질과 연관된 문화의 흐름까지 막을 수 없다는 측면에서 의식있는 민간 지식인들의 반한감정 양산을 막고 사태를 봉합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이 단단히 마음먹고 수출을 규제한 것에 대해 우리는 불매운동으로 대응하면서 양국 모두에게 우려스러운 상황이 전개되는 가운데 불매운동을 넘어서 더한 운동도 가능한 것이 우리 국민 일부가 일본에 가지는 감정이다. 중요한 것은 이번사태를 한일대결구도로 몰아가면서 감정적으로 풀 것인지 이성적으로 풀 것인지의 숙제가 남은 것으로 보인다. 손연우 기자 newspitc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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