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헌률 익산시장 ‘막말 릴레이’··· 왜 이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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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헌률 익산시장 ‘막말 릴레이’··· 왜 이러나?
  • 손연우 기자
  • 승인 2019.06.27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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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족에 ‘튀기’, ‘잡종강세’
청와대 국민청원 이틀 만에 2만 명 돌파
정 시장 ‘사퇴촉구’ 집회, 전국으로 퍼질 조짐

과거 농부 비하·도지사 저격 등 지속적인 구설로 논란을 빚어왔던 정헌률 전북 익산시장이 이번에는 다문화가정 비하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면서 전국의 다문화 가족이 격분하고 있다.

27일 오후 부산의 다문화가족 단체들은 부산지방경찰청을 찾아 익산시장 '사퇴촉구 집회'를 사전등록했다. 이들은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우리 다문화 일원들은 모두 격노하고 있다”면서 "익산시장의 사퇴를 위해 대대적인 집회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정헌률 익산시장의 다문화 가정 비하발언을 비판하는 청원글이 올라오면서 게시 이틀 만에 2만 6000명을 넘어섰다. 이어 25일에는 시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집회까지 열리면서 지금까지 사태는 점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이주여성쉼터협의회,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등 6개 시민단체 회원 15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익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헌율 시장이 차별에 기반을 둔 다문화가족 자녀를 모독하는 발언을 했다"며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혐오 발언임을 인식한다면 정 시장은 사과의 의미로 자진해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정 시장은 지난 달 11일 전북 익산 원광대학교에서 중국과 베트남 등 9개국 출신 다문화 가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19년 다문화가족을 위한 제14회 행복나눔운동회'에서 "생물학적 과학적으로 이야기한다면 '잡종강세'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고 말해 논란이 불렀다. 이어 "다문화 자녀들을 잘못 지도하면 프랑스 파리 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발언해 다문화 가족들의 분노를 샀다.

사태가 커지자 지난 20일 정시장은 “덕담이 와전된 것 같다”고 사과문을 발표, 해명에 나섰지만 사과의 말이 오히려 화를 키웠다. 그는 “튀기들이 얼굴도 예쁘고 똑똑하지만 튀기라는 말을 쓸 수 없어 한 말”이라며 “ ‘당신들은 잡종이다’고 말한 게 아니라 다문화 가족들을 띄워주기 위한 말”이라고 말했다.

‘튀기’는 혼혈인을 낮잡아 부르는 멸칭이고, ‘잡종강세’는 서로 다른 종 간 교배에 의해 생긴 자손이 생육 등에서 양친보다 우수한 성질을 갖는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다.

한편 정 시장은 후보 시절부터 수차례 자신의 발언으로 곤욕을 치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6년 4월 8일, 당시 후보 신분이던 정 시장은 4·13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한 토론회에서 농민월급제 공약에 대한 다른 후보의 질문에 "계획성 없이 한 번에 가을에 돈 받아가지고 몽창, 옛날엔 그래서 집에서 화투치고 다 날렸잖아요"라면서 비하성 발언을 했다. 또 경쟁 후보에게 익산시청 신청사 건립 문제를 놓고 "시민들은 저게(청사가) 임대인지 자가소유인지 관심 없다"고 말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시장이 된 후에도 정시장의 막말은 계속됐다. 지난 2017년 6월 2일 정 시장은 '전북도의회 삼성 새만금투자 무산 진상규명과 투자협약(M0U) 조사 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도민여러분에게 드릴 말씀은 정말 도민여러분이 불쌍하구나. 지도자 잘못 만나서 이렇게…"라고 말했다.

정시장은 그 간 논란이 있을 때 마다 자신의 발언을 두고 "정제되지 못한 발언", "용어선택이 적절치 못했다"고 말하면서 사과에 나섰지만 정 시장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냉랭, 급기야 이번 사태에 와서는 전국민의 공분을 사게 됐다.

 

지난 25일 정헌률 익산시장이 자신의 막말에 대해 뒤늦게 머리 숙여 사과했지만 사태는 점점 악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25일 정헌률 익산시장이 자신의 막말에 대해 뒤늦게 머리 숙여 사과했지만 사태는 점점 악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다문화 가족이자 부산지방 검·경찰청 공식 중·통번역인 한명희 씨는 “정 시장은 다문화인들과 그 자녀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을 뿐 아니라 이 땅에서 자부심을 갖고 살아왔던 시간들이 한탄스럽다”면서 분개했다. 이어 “다문화 가족 전국 SNS 모임방에서는 전국적 집회에 들어갈 것을 다짐했다”며 “우리는 자존심을 되찾는 날까지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국제교류의 기회가 많아지고 국제결혼이 늘어나면서 정부는 다양한 국가 정책을 마련해 '함께 행복한 사회구현'에 힘쓰고 있는 가운데, 출신국이 다르다는 이유로 생물학적 용어를 사용하고 편견에 기반한 발언을 행사한 정시장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손연우기자 newspitc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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